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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으로 손뼉을 치며) "재밌다, 재밌어~~"

웹툰이 아닌 책을 읽으며 깔깔거려본 게 차암 오랜 만이다.


가수 정재형이 예능에서 깔깔 웃으며 손뼉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면,

그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풍채 좋은 외모를 한 중년 여인의 내면의 아저씨가 불쑥 튀어나와 깔깔거렸다.

(내가 웃으면서 왜 정재형 오라버니(???)를 떠올렸는지, 원~ )



사실...웃긴 책은 아니다. 김민식 PD 님의 블로그를 보고, 

일단 주문했다가 본 책이다.


요즘 트렌드(내 기준)에 맞는 책이다.

"행복하게, 즐겁게, 내가 좋아하는 것 찾아서 해 보기."


도무지 의욕이라고는 1도 없고, 방바닥과 절친으로 살고,

마당 넓은 집에 살면서 현관문 밖으로 안 나가는 날도 많으며,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살고 있기에,

찾아보기로 했다. 도대체 그게 무엇인지.


그 질문의 답을 찾아 이리 저리 방황하는 중이다.


한 때 끊었던(?) 책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일단 제목이 마음에 든다. 

불량품이 가장 마음에 들고, 그 다음에 행복 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책은 네 꼭지로 되어있다.


특히 두 번째 꼭지는 임승수 작가님의 주 저서인 자본론에 관해

쉽게 풀어 쓴 것 같은데, 생각하지 않고 그냥 후딱 읽었다.

머리가 아프더라. 경제, 안 맞아, 안 맞아~


29쪽

요컨대,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해당 기간 인생의 1/3을 파는 것이다. 

수면 시간을 제외하면 깨어 있는 시간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을 판다는 얘기가 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파는 것, 그것이 바로 직업을 갖는 것이다.



44쪽

... 다음은 브로니 웨어의 책에 나온,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 목록이다.


-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더라면

- 내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냈더라면

- 나 자신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 마지막 순간, 사람들은 못 번 돈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못 살아본 시간을 후회한다.




세번째 꼭지의 내용 중 재밌는 게 많았다.

대학 도서관을 개인 서재로 생각하고, 사람들에게 개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호텔을 하룻밤 자는 우리집으로 생각한다는 대목에서 웃음이 나왔다.


185쪽

깨달음을 얻으니 세상을 달리 보게 됐다. 한적한 교외의 멋스러운 카페나

갤러리를 방문하면, 그곳은 내 별장이고, 직원은 집사다. (중략)

' 아무개 집사, 별장 관리 잘하고 있구먼.(중략)'

칭찬할 때 절대로 입 밖으로 소리 내지 않는 것은 내 별장의 불문율.(중략)

앞에서도 말했듯 인생이란 어차피 긍정 마인드와 정신승리로 

어떻게든 살아내는 그런 것이다.


189쪽

우선 로또를 구입한 다음, 당첨 후의 삶을 생생하게 상상해보자. 

지금과 당첨 후의 삶이 크게 차이 날수록 행복지수는 그에 반비례한다. 

차이가 크다면 로또 당첨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바로 인생의 방향 전환을 모색하는 쪽이 현명하지 않을까?



갑자기 머리가 띵~~해진다.


미래를 담보로 현재를 희생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김어준 총수는 말했다.

(아마도  그의 명저 "건투를 빈다"에서 본 것 같다...- 확실치 않은데...흠~~)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에서 임승수 작가님이 쓴 교육에 대한 얘기 또한 동의한다. 

나 또한 그런 생각으로 지난 7년간 아이들을 과감하게 홈스쿨링 할 수 있었다.

학교가 생긴게 몇 백년이고, 그 전의 인류는 집에서 가르쳤단 말이다!! 하면서.


헌데, 로또 얘기는 생각지 못한 대목이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경제적인 게 가장 크지만) 미뤘던 게 많고,

늘 하는 말이 돈 많이 벌면(언제???) 돈 생기면(언제?????) 이거하자, 저거하자.

문제는 그 "할 것"들이라는 게, 이 책에서 말하는 바로 "시간"을 소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르게 살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름 깨어있다고??)

다르다 가 아니라 틀렸다. 전제가 이미 잘못 되었다.

생각하고 실천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이다.

호텔의 42,000 원 짜리 애플망고빙수를 먹는 장면이나,

카드 할부로 여행을 하는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그리고 가슴 한 켠이 아파왔다.


대체, 나는 무엇을 쫓아갔던 것인가.

시간, 돈,경험, 물건...

착각을 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베르토 몬디가 비정상 회담에서 그의 아버지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아끼는 것은 좋지만, 문화, 식사, 건강 등에는 아끼지 말라고 했다는..
(출처 :나무위키 /기억이 가물해서 검색하니 나무위키에 나와있다! 사람들 참 대단!)


그 방송을 보면서, 건강은 모르지만, 문화, 식사는 좀...이라고 생각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니까. 아껴야 하는 항목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임작가님의 책을 보니, 시간을 (함께) 쓴다는 것. 그게 중요한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멋진 곳에서 맛있는 식사는 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다니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한데, 나는 그것을 놓치고 살았다.

아니, 경제를 이유로 미루고 있었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데...

아이들도 자라고, 지금의 감성과 느낌은 다시 오지 않는 것인데,

그것을 잊었다. 나도 모르게, 위축되면서 (부정의 아이콘~^^;;)

자꾸 아껴야 한다고 생각해버리고,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었다.

나중에 돈이 생기면 뭐하나. 이미 지금 이 순간의 나도 없고 아이들도 없는데.


무더운 여름 날, 한 낮의 뜨거운 아스팔트에 쭈욱 늘어붙은 껌딱지처럼 

방바닥에 늘어붙은 채, 왜 이리 시간이 안 가지?

시간을 어떻게 하면 빨리 보내지? 하며 살았다.

애들은 언제 크나. 그 때는 자유로울까? 나는 뭘 하지?뭘 할 수 있기나 할까? 등등.

(그러다 나중에는 생각도 멈춰버렸지...)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이 책의 앞머리의 글처럼 다른 관점으로 나를 점검해 봐야겠다.


덧붙임 : 좋은 작가님과 책을 소개해주신, 김민식PD님, 고맙습니다!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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