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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은 평범함(평균??)보다 조금은 거대한(?) 내용을 담고 있을거라 기대한다.

기대라기보다는, 좀 더 거대하기 때문에 책으로 나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차피 내마음입니다>의 첫장을 읽자마자,

잔잔하다고 해야 하나?  그냥 일상에서 느끼며 흘리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해서 놀랐다.

마치 내 마음 깊은 곳을 누군가 들여다본 양...



화들짝 놀라서 읽다보면, 단숨에 읽히는 책이다.

그림 세 컷과 글씨 몇 줄로 표현된 책의 내용은,

그러나 단순하지 않고, 읽는 내내 위로받는 느낌과,

내 안의 아이모습(어린 시절의 나)과 지금 내 아이들의 모습(셋이나 있다!)을

묘하게 왔다갔다하면서 계속 생각하게 한다.


평소에 사람을 나이가 아닌 그의 행동, 생각을 보며 존경하게 되는데,

책을 읽다가 문득 저자 "서늘한 여름밤"님은 나이에 놀란다.

(큰 아이 열 두 살 때, 그 애의 생활,행동을 보고 존경한다고 말을 했지.

막내 아이는 돌도 안 되었을 때, 감동과 존경심을 느끼게 해 주었지.

그럼 둘째 아이는????? 지금도 나랑 싸우지. 나랑 똑같으니까.@.@)


왜냐하면, 살아온 경험상 어떤 것들은 나이가 들면서 즉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생기는 일상의 경험으로 인한 감정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건 절대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깨졌다. 

작가님은 무척 성숙한 인격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읽으면서 추측건대, 심리학을 전공했고, 임상심리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었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만났기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 해 본다.


사람들은 마음에 생긴 아주 작은 상처들로 아파한다. 그런데 그 아픔을 느끼기는 커녕

'참는 거지!',  '이 정도에?',  '이런 걸 상처라 하다니~~ 훗~' 등등

그냥 지나쳐 버린다. 그런 상처들이 쌓여서 피투성이가 되기도 하는데 말이다.


작가님은 그런 작은 마음들을 소중하게 여긴다.

나도 느끼고, 우리들의 상당수가 느끼는 그런 감정들을 알려준다.


40쪽 

누구도 상처를 통해 강해지지 않는다.

상처를 통해 강해지라고 하는 말을 대부분 그 상처에 무뎌지라는 뜻이다.

무뎌진 사람들은 상처받는 환경속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또다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무뎌진 것을 강해지는 것이 아니다.


나를 진짜 강하게 만들어줬던 것을

언제나 다정하고 따뜻했던 말들이다.

힘들 때 나를 지켜줬던 것은

욕먹었던 기억이 아니라 칭찬받았던 기억이다.


하지만 칭찬에 대해서 경계하는 이런 글도 있다.


66쪽

나를 나답게 만들어주는 칭찬은 여전히 기쁘지만,

나를 나답지 않게 만드는 칭찬은 경계하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방구석에서 늘어붙은 껌처럼 누워있던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의 이유도 작가님은 짚어준다.


86쪽

생의 에너지가 조금 생기면 그것을 감정으로 교환할 수 있었다.

그중 슬픔이나 우울은 생의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드는 감정이었다.


그래서 그랬구나..그래서 내가 그랬구나...(셀프 토닥토닥)

작가님이 공감해주는 느낌, 그리고 나랑 비숫하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간다.


101쪽 

사실 인생의 틈 사이에는 늘 안정망이 있었다.

부모님과 애인은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안전망이 되어줬다.

친구들은 내가 사회적으로 외롭지 않게 지켜줬다.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안전망은 있었지만,

외로움에 대한, 혼자라는 두려움에 대한 안전망을 느껴본 기억이 없다.

(나같은 사람은 어케 해야하나요? 나 너무 비관적인가??)

작가님과의 차이를 느끼며(?? 왜 동일시 하는 건데??) 책을 읽다보니,

아~ 알겠다.


113쪽

애착 유형은 세 가지로 나뉜다.

안정애착, 불안정애착, 회피애착.


작가님은 불안정 애착인데, 회피애착, 그건 바로 나다!

완전 똑같다! "다가오지마"

불안정애착이나, 회피애착은 안정애착을 만나야 비로소 회복이 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왜 내가 그 동안 감정의 전쟁 속에서 살아왔는지 알겠다!

회피애착은, 어떻게 해야 하지?

불안정애착은 일단 안정애착의 사람에게 원하는 게 분명하게 있다.

확인받고 싶어하고, 옆에 두고 싶어하며 끊임없이 사랑해 달라고 한다.


회피 애착은 단숨에 선을 그어버린다. 

분명 원하는 게 있을텐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요즘 내가 원하는 것, 감정 등을 들여다보는데, 이 또한 살펴야겠다.


137쪽

차라리 나는 불편한 딸이 되고 싶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이제 자식의 입장이 아닌 엄마에게 빙의된다.

내가 혹 아이들의 선을 넘고 있던 건 아닌지..

안 넘으려고 노력했는데...

또 정서적 폭력(...)을 여전히(??....!) 행사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안정된 부모의 모습보다는 불안함을 갖게 하는 나쁜 부모였던 적이 많았기에

마음이 아파온다.

어린 시절에 가정형편으로 인한 불안함은 늘 있었지만, (이사를 얼마나 많이 다녔던지..)

부모님 사이가 좋았고 안정적이었는데, 왜 나는 비관적이고 회피애착형이 되었는가.

궁금하다.


작가님의 셀프칭찬이 좋다. 읽는 순간 스스로 토닥이게 되고,


285쪽 

그러니 오늘도 잘한 날이다. 자란 날이다.





322쪽을 읽으면서는 예전에 마음을 들여다보던 때 했던 생각이 기억났다.

항상 들었던 "조금만 더 하면 넌 잘할텐데.."

그냥 있는 그대로 칭찬을 받은 기억이 없다.

작가님처럼 늘 칭찬해주고 아껴주는 사람들 만난다면, 바뀔까?

아마 회피애착인 나는, 끝----------------------까지 안 믿을 것이다. 허허허~~~(OTL)


마지막 부분에 내면아이에 대해 나온다.

내면아이..

오래 전 그 존재를 알고 놀라게 했던 그 아이..

내 그 아이는 아직도 어리다. 아직도 방구석에 고개를 푹 숙인채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 아이의 모습이 자꾸 눈에 어른거린다.

토닥여주기도 하고,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위로해주기도 했지만,

아직도 그 아이는 자라지 못한다.


(갑자기 눈물이 나네...눈물 나면 약해지는 건데...

왜! 뭐! 오늘은 그냥 내비둬! 오늘은 그냥 약한 모습인채 끝내볼래. 그것도...내겐 용기니까.)


소심해서 작게 쓴 채 글을 마친다. (아놔~~~)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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