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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아이들 키우기/아토피_학업_대안학교,홈스쿨링,일반학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20.12.14 대입 수험생 엄마, 면접장 따라간 이야기 (feat.대학교에 가서 비대면 면접 보기)
  2. 2019.11.21 뭘쓰지?

둘째가 대학 면접을 보러 서울에 가게 되었다.

수시 6장 중 아직 발표하지 않은 1개 대학 빼고

1차에 붙은 유일한 학교다.

 

엄마와 같이  가고 싶다고 한다.

아... 그 먼 곳에......라는 말이  마음속에서 올라왔지만, 바로 버렸다.

그래. 같이 가자!

(올 2월 초를 마지막으로 이 동네를 떠나본 적이 없다.

코로나 19는 그렇게 내 삶에 들어왔다. 집콕 생활을 하게 했다.)

 

그저께 토요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사람들이 거의 버스를 타지 않는 시간에

거의 빈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서울에 갔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무엇을 요구하지 않던 둘째.

아마, 동생이 태어나면서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초등학교 시절을 보내면서 그것이 강화되었을 것이다.

 

사춘기 시절, 둘째와 나는 격렬하게 부딪혔고, 서로 상처를 주고받느라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인 시절이 있었다.

홈 스쿨링 하던 14살~16살 즈음이 그러했다.

 

고등학교 입학해서는 기숙사에 들어갔고,

둘째는 그렇게 마치 독립한 자식 같은 느낌이 들었다.

멀어진 듯도 하고, 서먹하기도 하고.

 

입시 준비를 하면서,

아니 정확하게는, 수시 자소서 내는 마지막 날,

전우애(?)를 다지며 마감 1분 전에 6개 대학 자소서를 완성해서 내는,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그래서  면접 때도 같이 다녀왔다.

 

둘째는 자가용을 가지고  가길 원했지만,

난 서울에서 운전하는 것에 자신이 없었고, (서울 살 때 운전했었다. 운전경력 23년째다.)

영하로 떨어져서 더욱 자신이 없었다.

 

일단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알아보겠다고 했다.

토요일 새벽, 버스 타고 가자고 했더니 바로 삐진다.

운전하면서 긴장하느니, 차라리 대중교통으로 가고 너를 지원하겠다!

라고 말했고, 둘째는 바로(!) 수긍했다.

 

코로나 2.5단계였기 때문에 최대한 아무것도 만지지  않고, 

사람들과 멀리했으며,

가장 중요한 마스크는 꼭 밀착하고 만지지 않았다.

 

면접은 오후 1시 50분까지 입실.

빈 시간을  동생네에서 보냈다.

 

길을  헤매며 학교에 도착했고,

면접 안내서와 교문 앞에 쓰여있는 외부인 출입금지에 위축되어,

둘째만 교문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삿짐 수준으로 싸 온 무거운 배낭을  짊어진 채,

둘째가 두고 간 둘째의 배낭까지 들고,

교문 앞을 왔다 갔다 했다.

교문앞에서 행운을 기원하며 찍은 사진

 

그러면서 보니,

어라?

수험생과 부모가 함께 면접 보는 건물로 간다?

눈치를 쓰윽 보다 (교문 앞을 통제하는 인원들이 있었다.)

슬금슬금 교문 안으로 들어갔다.

학교 안내 지도를 보는 척하다가,

면접 보는 건물로 가는 무리들을 몇 번 보낸 후에,

나도 따라갔다. (아, 소심하다, 소심해!)

 

면접 보는 건물 입구까지 수험생과 함께 갈 수 있었고,

이미 그 앞은  아이를 들여보낸 가족들이 있었다.

혼자 온 아이들도 많았다.

 

(나올 때 보니, 학교 안 수험생 차량은 주차금지가 맞지만,

학교 담을 따라 주----------욱 차들이 시동 주차한 채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더라.

주차 안내 요원들도 그냥 두더라. )

 

둘째는 오후 1:50분 입실,  2시 면접 팀이었고, 3시 8분에 나왔다.

순서가 뒤로 배정받아서 오래 걸렸단다. 

(무거운 배낭과 함께 꼬박 1시간 30분을 추위에 서성였다. 이것은 다음날 몸살로 나타났다.)

 

면접시간은 거의 1시간 단위이고,

그 시간에 배정받은 수험생이 함께 들어가고, 

면접 마치는 순서대로 바로  나온다고 한다.

 

이 대학은 직접 가서 비대면으로 면접을 했단다.

대기실에 있다가 순서가 되어 들어가면

앞에 노트북과 카메라가 있고,

다른 장소에 있는 면접관 두 분과 화상으로 연결되어 면접을 보았단다.

면접관은 전공 교수님  한 분과 입학사정관 한 분, 이렇게 두 분이다.

 

면접시간은 10분이고, 질문 세 개를 받았단다.

둘째는 5~8개를 예상했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가서 놀랐단다.

잘 봤냐고 물었더니, 생각하고 싶지 않단다. ^_^ 그래~ 알았다~~~

 

다행인 것은, 대기실이 추웠는데, 둘째가 기다리던 면접장소엔 난로가 있어서

정말 따뜻하게 있었단다. 정말 운이 좋다!!

추웠다면 몸을 웅크리고 있었을 것이고,

뇌는 이것을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인식했을 것이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초등학교 사설유치원, 일반초등학교, 대안학교 초등학생, 홈스쿨링, 검정고시, 일반고등학교... (기숙사까지, 비대면 온라인 수업도)

우리 둘째, 참 많은 것을 겪었다.

(첫째와 막내도 만만치 않다!)

 

첫째는 대학에 뜻이 없다. 둘째를 통해 잠시나마 수험생 엄마 경험을 해 본다.

대학 안가도 괜찮다며 키웠기 때문에, 이번 면접보러갔을 때 나도 둘째도 덤덤했다.

(떨리긴 했다는데, 난로 덕분에 괜찮았단다!)

 

완전 다른 전공으로 대학교를 두 번 다닌  엄마와 (휴학기간 포함 대학생 신분 12년!!)

대학원 졸업한 아빠를 둔 아이들에게, 나는 대학은 가고 싶을 때 가라고 했다.

아무 생각없이, 대학 안가면 낙오자가 되는 줄 알고 억지로 갔던 첫번째 대학교.

 

내 스스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1년동안 (그 때까지 해 본 적 없는 )미술입시를 하며,

눈물로 갔던 두 번째 대학교!

 

성취감, 입시에 임하던 자세, 공부하던 자세, 간절함, 의지... 이런 것들이 정말 확연히 달랐다.

내 스스로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행동하고, 마침내 성취했을 때의 기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이것은 살면서 좌절할 때 다시 일어서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난 아이들이 이것을 얻기를 바란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행동하는 멋진 삶!

부모의 강요, 부모의 기대, 부모의 바람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사는 것! 그것을 나는 지원한다!

 

(남편의 교육관과 다르다. 남편은 그래도 대학은 가야한다 주의다. 지금은 좀 달라졌지만)

 

** 면접볼 때 추천하는 물건 :  붙이는 핫팩(등과 아랫배에 붙였다.) 따뜻한 물. 마스크 여유분. 

** 면접 복장 : 단정하게.  학교를 알 수 있는 어떤 것도 안됨.

                  대기실에서 두꺼운 패딩입고 있다가, 면접장에 벗고 들어감.

                  마스크 착용한 채 면접봄

** 돌발상황 : 점심식사에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 있었는지, 식사 후부터 목에 자꾸가래가 낀다고 했다.

                 마침 내 배낭에 가지고 다니던 용각산 쿨 과립이 있어서 먹였다.

                 둘째는 전신중증아토피였고, 우유,소고기에  반응한다. 

                 용각산 쿨 성분에 첨가물이 많고, 성분에 대해 명확히 알기 어려워

                 설명서를 보면서 고민을 했다.

                 둘째는 말 한마디에도 계속 가래 때문에 흠--  흠-- 소리를 낸다.

                 그냥 먹였다.

                 다행히  십여분 안에 가라앉았다. 

                 나중에 시간을 따져보니 용각산 쿨(복숭아맛)을 먹을  후, 2시간  후에 면접을  본 셈이었다.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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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어디에도 소속한 곳이 없는 스무살 첫째에게,

4년동안 마음대로 해보렴.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봐

라고 했다.

후에 첫째는, 엄마가 그렇게 말했을 때, 

눈물이 났다고 했다.

 

돌무렵부터 다닌, 짐보리, 짐슐레.
공동육아 어린이집.

강남의 초등학교.

시골 초등학교로 전학, 거기에서 또 전학,

거기에서 대안학교로 또 전학.

홈스쿨링.

고등학교 입학, 자퇴, 홈스쿨링.

그저 나열만 했는데도 답답하다.

첫째라는 이유로 엄마의 시행착오 속에서 혼란을 겪었을 내 첫아이.

나는 첫째에게 자유를 주고 싶었다.

 

사회의 눈이 아닌,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타인의 잣대가 아닌, 자신의 따뜻함으로 사람들과 연결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첫째는, 자신이 쓴 책과 그림으로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린시절부터 그린 그림을 보면,

관찰력이 뛰어나다.

섬세하게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이들의 마음까지 그림으로 표현했다.

어린아이의 그림이지만, 따뜻함을 주었다.

 

그리고 언젠부턴가 잦은 전학과 동생들의 아토피로 제약을 가졌을 것이다.

 

이제,

그 제약을 발견하고 사라지는 교육을 받는 첫째를 옆에서 볼 때,

어느 새 내가 염려가 사라졌다는 것을 보았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발견하고 포기하고 발견하고 포기하고...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위해 자신의 행동을 디자인하는 모습이

멋지고 훌륭하다.

 

소소하게 공모전에서 당첨되는 자신을 믿고,

과감하게 너의 길을 가렴!

 

멋지다, 너!!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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