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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 책은 아니다. ^^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무지하게 즐긴 아이들을 보면서,

언젠가 이 녀석들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에게 그림이나 글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그릴 종이와 그릴 연필 등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심심하면 그렸는데, 그런 그림과 짧은 글을이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상업적으로 "잘 팔릴 것"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개인 출판(?)이라도 하고 싶다 정도였다.


그러던 참에 잘 가는 김민식PD님의 블로그에서 소개글을 읽고 구입했다.

언젠가 아이들의 책을 낼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면서 신기하다! 대단하다! 숨이 차다! 지친다... 다시 눈이 반짝반짝!!

이런 여러 감정들을 느끼며 읽어내려갔다.


아, 우선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좀 이상했다.

왜냐하면 내부의 글씨가 써진 곳과 책 둘레의 빈 곳, 

즉 여백의 비율이 영 이상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책에 비해 좀 작은 책이었는데, 안의 글씨가 인쇄된 곳은 작지 않았다.

즉 여백이 매우 좁은  그래서 책이 좀 답답해 보이기도 하는.

그런데, 무심코 생각했던," 종이가 덜 들어서 아깝진 않네 " 라는 게

책을 읽으면서 이해 되었다. 아마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을 거야!


이 책에는 문학, 인문 편집자 각 1명, 작가, 북디자이너,번역가, 마케터, 제작팀장,

MD,서점원,1인출판사 대표 총 10명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다.

인터뷰 형식의 책은 익숙치 않아서 몇 명의 내용을 읽은 후에야 자연스럽게 읽혔다.

은유 작가의 글은 처음인데, 읽는 내내 편안했다.

몇 군데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서 오타인가?? 하면서 읽기는 했지만.

(오타는 아니었다.)


유난히 이 책을 보면서 메모한 문구들이 많았다. 

나름 어린 시절 책을 좋아했었다고 생각했는데, 와.... 여기 나온 분들은 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달랐다. 또 책은 만드는 과정에서 힘들지만 해냈다는 기쁨과

만족도가 아름답게 여겨졌다. 

다만, 오래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의문. 책을 예전보다 많이 읽지 않고,

연간 출판되는 책은 4만권이나 되는 현실에서, 

이 분들이 자기의 영역에서 오래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지친 대목은, 마케터와 출판제작자님..

잠깐 제품 포장 관련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 때 제품 시안의 모니터 색과

디자이너가 의도한 색, 그리고 정작 인쇄된 색이 달라 고생했었다.

인쇄 감리가 꼭 필요하다는 것도 그 때 알았는데, 

인쇄 감리를 디자이너가 할 상황이 아니어서 정말 애먹었던 추억(??)이 떠올라,

제작팀장님 인터뷰를 읽을 때 힘이 들었다.

그리고 "여우와 별"이라는 책의 원서와 한글본을 모두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책을 보면 아마 박흥기 출판제작자님이 생각날 것이다. 


(링크 : 책 디자인 리뷰] 여우와 별 VS THE FOX AND THE STAR : 겉모습 살펴보기 )




마케터...

마케팅을 고민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자꾸 오버랩 되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또 책 머리에 책을 상품으로 봐야 한다는 글이 이해가 되었다.

나 역시 책은 뭔가 신성한 것이라 상품, 돈, 판매량, 장사 등 이런 단어와 연결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장사" 아닌 일이 어디 있던가,

돈이 오가는 모든 일은, 따지고 보면 모두 "장사"인것을.


책에서 메모한 수 많은 문구들 중,

마지막 인터뷰이 1인출판사 코난북스 이정규 대표의 말을 옮긴다.


331쪽

"당신 책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당신이 시그니처다."

"당신의 책이 코난북스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책이 될 것이다."

"코난북스에서 드디어 탈피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외국에서는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많이 할수록 그 사람의 가치를 높게 본다고 한다.

실패의 경험이 많으니 잘 할 거라고.

우리나라는 반대다.

사업을 실패한 사람이 다시 사업을 시작하면 정부나 재단의 창업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단다.

실패를 했기 때문에 또 실패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른 생각의 차이인가.

하지만 이 책을 보고 한 번 더 확신을 해 본다.

수 많은 경험이, 그리고 실패의 경험이 자신의 삶을 사는 힘이라고.

남들에게 휘둘리는 게 아닌, 내 스스로 선택해서 내가 개척하는 삶을 사는 힘이라고.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일도록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방바닥 껌딱지, 집순이인 내가 많은 경험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생각하고 마음을 다지게 한 책 <출판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마지막 몇 쪽을 읽어가는데, 설렌다.

소풍 전날 아이처럼 심장이 쿵 하면서 아찔~한 느낌과 함께

심박 수가 살짝 올라가는...

설렌다.

왜 때문에?????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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