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로 안부를 확인하다
28년 전, 나홀로 배낭여행을 갔었다. 그 당시 울 엄니는 내 생사(?)를 매일 은행에 가셔서 확인하셨단다.짠순이 여행자였던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전화를 했다.엄니는 내가 무사한지 걱정하시는 것을 통화할 때는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다.전화를 좀 자주해라 라던지 이런 말도 없으셨다. 나중에 돌아와서도 한참 뒤에 엄니께서 하신 말씀.매일 은행가서 너 카드 사용한 거 확인하고, 아이고, 얘가 그래도 무사하구나!안도하셨단다. 나홀로 해외여행중인 첫째는, 삼,사일은 열심히 카톡, 카톡영상통화를 자주 하더니뜸해졌다.대신 스토리를 자주 올려서, 매일 그거 확인하며, 아이고, 얘가 잘 지내는구나! 한다.울 엄니가 그러신것처럼. 엄니보다 편한 것은, 핸드폰 들고 어플 터치만 하면 된다는 것.울 엄니는 은행가서, ..
2024. 11. 10.
염려로 말할 때, 내 아이는 어떤 경험을 할까?
중증 아토피를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 말을 할 때,나도 모르게 염려하고 찡그린 표정(걱정의 표정이지만, 아이에겐 짜증으로 나타나는)으로 말을 했단다.사춘기가 지나면서 둘째가 나에게 말해줘서 알게 되었다. 그것을 들여다봤고, 사과했다.그리고 그 후로 나는, 아이를 사랑하는 그대로, 표정에 나타나며 말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막둥이가 말한다.엄마가 염려하며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부담스럽다고.아!그럴수도 있겠구나.내가 사랑을 표현하는 대신, 염려로 부담을 주었구나. 지금 나는 그것을 들여다보는 중이다.공감능력이 충분하지 않은 엄마인 나는, 이것을 꽤 열심히 들여다 봐야 깨달을 것이다. 나에게 표현해준 막둥아, 고맙다!지금이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구나. 엄마가 들여다보고, 멈출께!사랑해, 울 ..
2024. 11. 9.
8년만의 좌충우돌 김장 이야기
나는 요리노트가 있다. 요리라기엔 거창하고, 그냥 내가 한 음식들, 모아놓은 레시피 모음 같은 거다.거기엔 김장, 장담그기도 있는데, 2016년 김장기록까지만 있다.그 이후는 그냥 바빴다. 생소한 일을 해야 했고, 아이들은 자라가지고 어쩌구 저쩌구. 문득 올해는 조금이라도 김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3주전인가 덜컥 절임배추 20kg를 예약했다.그 때는 몰랐다, 내가 이렇게 바쁠 줄은.11월 5일에 도착하면 6일에 담그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이런!! 도착한 날 버무려야 했다.배추절임상태와 날씨를 감안하면, 미루기 힘든 지경. 일 하는데 뇌 사용을 많이 해서 정작 양념 만들 때는 순수한 상태에서 했다.그 결과, 찹쌀풀 많이 넣어버렸고, 고춧가루 모자라고, 액젓까지 탈탈 털어가지고 양념은 남고.우왕좌왕 ..
2024. 11. 8.
면접을 준비하는 아이를 보며
면접일이 다가올 수록 자신감이 떨어져보이는 녀석에게, 무조건 열 번 읽어보면, 흐름이 보인다고 알려주었다.녀석은 수긍보다는 반발을 선택했고, 온갖 이유를 갖다댔다. 시간이 없고, 숙지 안되었고.대략 열번 읽을 때 5시간 안 걸릴게다. 숙지하고 질문지 뽑기 위해 밤 샌다면서.뭐를 선택하는 게 더 효과적일까? 생각해보렴. 슬쩍슬쩍 미리 준비하지 않은 자신을 탓하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아프다.그러나, 강하게 한번 더 짚어주었다.네가 그랬어. 안 하고 후회하는 것도 직접 경험해봐야 아는 거라고. 직접 겪어보겠다고. 입시와는 동 떨어진 삶을 살던 녀석이, 최근 '면접'이라는 압박감을 느끼며, 투덜댄다.공감력 제로의 엄마인 나는, 다른 애들은 중학교때부터 매일매일 겪은거야.반박하는 녀석의 말은, 나는 (처음..
2024.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