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42024  이전 다음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몸이 무겁다. 원래 무거웠지만, 오늘 아침엔 격결하게 무겁다.

겨우 눈을 뜨고 멍하니 앉아본다.


TV 방송 <어쩌다어른>의 김경일 교수님 강의를 보니, 의지력 총량의 법칙이 있단다.

또,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이라는 책에는 의지력이 가장 충만할 때 공부(일)를 하기전,

우선 순위를 정하고 시작하라고 한다. 

내 경우 보통 오전에 가장 쌩쌩하기 때문에 

새벽 걷기 후가 내겐 가장 의지력이 충만할 때이다.


새벽에 있어나, 방을 밀고, 15분 걷기운동(방에서 하는 1마일 걷기)을 하고, 

영어공부와 글쓰기를 하는게 이상적인 루틴이었는데,

오늘 아침엔 영 일어나는 것초차 힘들다.

그래도, 의지력을 충전하기 위해서, 뇌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주자!! 는 마음으로

무거운 몸을 겨우 끌고 1마일 걷기를 한다. 

발가락 끝에서부터 힘겹게 끌어모아올린 의지력으로 겨우 1마일 걷기를 끝낸다.

    #1마일_걷기 (운동영상 링크)


오늘은 2번인데,중후반의 더블 니즈업할 때는, 

일부러 더 신나게 동작도 크게 뛰듯이 해본다. 

(엉덩이가 무거워서 자세히 보면 걷기와 뛰기가 구분이 안된다는..)

나름 땀도 좀 나고, 잠이 좀 깨는 것도 같다.

대충 정리하고, 다시 의지력을 끌어모아본다.

영어 공부를 해야 하니까.

아, 깜빡했다. 오늘 영어는 무려 57분짜리. ㅈ ㅔ ㄴ 장 소리가 툭 튀어나온다.

아, 깜빡했다. 욕 끊었는데...


영어를 틀고 들어본다. 재미있다. ㅋㅋㅋ

근데, 금방 졸리다. 뇌에 신선한 산소 공급이 잘 안된거야?

이번엔, 널빤지를 놓고, 누워본다. 뇌에 산소 공급을 더욱 더 격렬하게 하기 위함이다.


열심히 따라서 버러 발음을 해 본다.

아, 둘째 간식 얘기해줘야 하는데...

아, 막내 일어났나?

아, 국 데워야하지.

자꾸 다른 생각들이 스물스물 들어온다.

세탁기가 빨래는 잘 하고있나? 

심야전기는 끝났을까? 난방 줄여야지.(나름 시골 주택이라 밤에 춥다)

냥이 사료는 왜 안 오누?


....... 의지력 어디 간게냐.


=======================

가만히 생각이라는 걸 해 본다.

어제 딱히 이벤트도 없었는데, 왜 오늘 힘들지?

의지력은 하루 단위로 충전되는 게 아닌가?

일주일 단위야? 아님 한 달??

아님, 내 인생 전체에 대한 의지력 총량의 법칙이 있단 말인가?


어제를 복기해 본다.

꼭두 새벽에 있어나, 방밀고,걷고,영어하고,글쓰고,

밥도하고, 고기핏물도 빼고, 애들 좋아하는 반찬까지 해서 아침 먹여 학교 보내고..


특별하지 않은데... 오후를 볼까?

아, 맞다! 막내 데리러 가는 길에, 갑자기 쏟아진 우박!!!

엄청났지. 마을을 나선 지 얼마 안되어, 장대비가 쏟아진다.

가까운 고개길을 두고, 조금 돌지만 평지길을 택한다.

하지만 평지길로 가는 갈림길에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아 장대비가 순식간에 우박으로 바뀌면서,

시야가 안 보인다. 급히 비상등을 켠다.

차가운 우박을 만난 차 유리창은, 

내 거대한 몸의 넓은 표면적을 통해 나오는 수분과 만나 유리창 안쪽에 결로를 만들어

순식간에 유리창을 불투명의 흰색 벽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순간 당황하여, 차를 조심히 갓길에 세우고, 에어컨을 작동시킨다.

놀라서 진땀이라도 났는지, 그래서 자꾸 몸에서 수분을 방출하는지,

쉽게 걷히지 않는 유리창 안쪽의 결로.


그렇게 어렵게 학교에 가서 막내를 데리고 돌아온다. 

근데 그게 그렇게 피곤했나? 무섭긴 했다. 순식간에 앞이 안 보이니...

작은 동네 시골길이라 천천히 운전하고 다니지만,

몇 번의 크고 작은 교통사고는 엄청 움츠려들게 했고,

이젠 운전대만 잡으면 무섭...

환갑 지나면 교통 좋은 데로 가서, 운전면허증 반납하고 대중교통만 이용할테다!!

라고 속으로 되뇌이며('씨부렁거리며'가 더 맞는 표현이지만...) 

운전대를 손등이 하얘지도록 꽉 쥐어본다.


=========================

오늘 영어, 꼭 해야 한다!!! 의지력 충전!!!


 

Posted by vivaZzeany
|

일어나자 마자 반드시 기계적으로 하는 루틴을 만들고 싶었다.

기상-방밀기- 그리고, 공부? 글쓰기? 운동???

자꾸 바뀌고 무엇이 나을까 이것저것 해보다가, 

어느덧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갈팡질팡이었는데,

드디어 찾았다.

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이 책에서 말이다.

찾은 답은  "기상-방밀기-운동(1마일걷기)-공부" 이다.



게다가 요즘 불행과 부정적 생각에서 무기력과 상대하며,

지하 1500m 암반수라도 찾을 듯  땅속으로 꺼져가던 내게,

한 줄기 빛처럼 다가오는 문구가 있었다.

무기력증 환자놀이(?)중이라 책도 안 읽었는데,

어제 글을 못 쓴 죄책감에, 뭐라도 써야하나 하면서

읽던 책을 펼치고 몇 장 읽어내려 가던 중 만난 글귀다.


(혼자 공부할 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을 알려주고 있지만,

정작 내게 꽂힌 건 바로 아래의 구절이었으니... 아직 내게 희망이 있다는 증거겠지

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기로 한다.)


160쪽

하지만 뇌과학자들에 따르면 명확한 이유가 있다. 운동으로 인해 뇌에 신선한

혈액이 공급되어 뇌가 최고의 상태로 변하기 때문이다. ...중략...

  뇌는 우리 몸에 필요한 전체 에너지의 약 30% 정도를 사용하는 기관이다.

그 에너지는 혈액을 통해서 공급된다. 우리 몸에서 혈액은 택배 배달과 쓰레기

수거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중략... 그런데 이런 혈액의 업무 처리가 

언제나 똑같이 원활하지는 않다. 배달이 느리거나 쓰레기 수거가 시원찮을 

때도 있다.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순간이다. ...중략...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부가 안 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며,의욕이 사라진다. 

이런 순간에는 공부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일들이 부정적으로 보이며,

모든 문제가 더 커다랗게 느껴진다.



아......

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부정의 아이콘이었는지 알겠다.

왜 긍정적으로 생각하다가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빨리 전환되는지 알겠다.

왜 나와 비슷하게 부정적이었지만 극복해서 긍정적으로 변한 분들처럼 안 되는 지 알겠다.


불과 4-5년전까지만 해도, 인생에 "운동"이란 카테고리는 없었다. 

아니, 운동이라는 말도 거창하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움직이기" 카테고리가 없었다.

하루종일 방구석에서 가만이 있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도 유년기부터 이십대까지는 젊음이라는 것으로 포장하며 살았는데,

삼십대의 혹한기를 지나, 사십대가 되니, 체력의 저하와 더불어,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매일 글쓰기와 영어공부를 시작했지만,

여행다녀온 후 영어공부는 자꾸 도망가고,

글 쓰기 위해 쥐어짜는 것도 힘든 터였다.


물론, 체력이 떨어지고 여기저기 삐그덕 거리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운동을 시작했었다.

아이들에게도 늘 하는 말이었다.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단 어린 시절부터 나와 함께 살아온 부정적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기이다.

(체력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인데, 

마음을 바꾸려면 뇌에 신선한 산소를 공급해야 한다!!)

암반수 뚫을 듯 지하로 내려간 마음은,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는 심각한 사태를 만들었고, 

무기력증과 한 몸이 되어 방구석을 뒹굴게 했다.

하고 싶은 게 1도 없는 희망이 없는 상태라니...


뭐 일단 목표가 생겼으니, 한 번 해 보오-즈-아~!!!!!

매일 뇌에 신선한 산소 공급하기! 

(아...움직이기 싫은데...ㅜㅜ)




 



Posted by vivaZzea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