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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 작가의 인터뷰집 <출판하는 마음>을 읽을 때였다.


(링크 :도서리뷰]출판하는 마음 / 은유_인터뷰집 : 재미와 한숨과 공감이 묻어나는)
 

박흥기 출판제작자의 인터뷰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외국의 유명한 도서를 한국에서 인쇄하여 출판하는 작업의 과정은,

읽는 내내 조마조마함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원서와 국내 한글판 출판본을 모두 구입했다.


책의 비교를 하기에 앞서, 

원서는 2015년 초판, 한글판은 2016년 7월 1쇄 2판이다.

원서는 책 그대로 배송이 되었고, 한글판은 얇은 비닐 포장이 되어있었다.

그 덕에 한글판은 괜찮았지만, 

원서는 책의 하드커버가 바깥으로 살짝 휘어있다.

한글판은 띠지도 고급종이라고 하여, 따로 보관중이다.

(<출판하는 마음>의   제작팀장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건 무조건 보관해야 해~~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읽기보다는, 보는 용으로 구입했고,

(유명 북디자이너의 책이라니 엄청 궁금했다.)

원서를 국내에서 똑같이 출판한다는 게 상상이 안되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리뷰는 순전히 주관적인 생각일 뿐, 어떤 의미도 없다.

미술전공자의 호기심이라고나 할까.

(사실 개점 휴업중 블로그라 보는 사람도 없지만서도..)


우선 책 표지를 보겠다.

조명과 위치에 따른 색의 차이 비교를 위해 원서와 한글판 좌우를 바꿔서,

앞면 뒷면을 찍었다.


눈으로 직접 볼 때는 색의 차이가 나는데, 사진상으로는 명확치 않다.

크기도 살짝 차이난다. 원서가 1.5mm 정도 커 보인다.

색은 원서가 좀 더 오래되어 빛바램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한글판보다 톤다운 된 느낌.

상대적으로 한글판이 조금 더 진하고, 선명한 느낌이다.

책을 감싸고 있는 원단의 느낌도 차이가 난다.

원서는 30수의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느낌이라면,

한글판은 40수 처럼 보이는데 조금 더 성긴 느낌으로 하드커버지가 살짝 비치는 것 같고,

상대적으로 거친 느낌이다.

개인적인 책을 만졌을 때의 느낌은 원서가 낫다. 아무래도 부드럽기 때문이다.

원서의 원단같은 부드럽기의 천은 우리나라도 얼마든지 있는데,

아마 인쇄했을 때의 색상이나, 커버링 작업등을 고려한 원단을 선택한 것 같다.

원단 위의 흰색 인쇄의 고충이 <출판하는 마음>에 고스란히 나와있었으니까.




사진 원본은 원단이 잘 보이는데, 원본 올리기가 안된다.

확대해서 보니, 원단의 수(30수인듯)는 같은데, 한글판의 원단이 조금 더 성긴 느낌, 

즉 실이 좀 더 가늘어서 원단 아래의 하드커버지가 비치는 것 같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나 강하다고 했나.

아무튼 위의 뒷면 사진을 한 번 더 보자.

뒷면 하단에 바코드 스티커가 붙어있다.

처음 두 권의 뒷면을 봤을 때 한글판이 살짝 부족해 보였다.

바로 스티커 때문이었는데, 스티커가 삐뚤어진 채 붙어있어서,

떼어내어 다시 붙인 것이다.

원서는 똑바로 잘 붙어 있길래 인쇄인가 했는데 아니었다.

스티커의 기울기가 살짝만 틀어져도 책의 느낌이 완전 달라졌다.

비싼 책인만큼 스티커 붙이는 것에 신경을 더 쓰면 좋겠다.

(사람이 붙여야 하는지라 인건비의 문제가 있겠지만,

떼어내어 다시 붙이니 모서리가 살짝 우그러져 안 예쁘다. 

이 책은 디자인이 중요한데..아쉽아쉽..)


내부를 살짝 본다. 우선 표지 바로 뒷면이다.





사진 확대를 할 수 없어서 안타깝다.

왼쪽이 한글판, 오른쪽이 원서이다.

눈으로 직접 보면, 표지원단과는 반대로, 표지 안쪽면은 원서가 좀 더 선명하다.

표지를 빛바램의 차이가 아닐까 했는데,

내지를 보니, 종이원단의 차이로 인해 인쇄상의 톤이 다르게 나온 것 같다.


한글판의 내지는 인쇄 후에 희끗한 미세한 점들이 드러난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전체적으로 약간 톤다운 된, 색감이 살짝 빠진 느낌..?




책 사진을 찍느라 내용을 슬쩍슬쩍 보았는데, 자세히 읽는 것은 미루려고 한다.

마지막장을 읽었지만, 중간 중간 짠해서...


디자인에 중심을 두었지만, 내용도 그에 못지 않다는 느낌의 책.

사계절의 <여우와 별> 

그리고 그 원서인 펭귄북스의 <THE FOX  AND THE STAR>.


**책장을 덮으며

두 책을 비교한 것은, 디자인 중심의 책을 한글판으로 국내에서 어떻게 제작했는지,

결과물이 어떤지 궁금해서였다.

또 손때가 뭍어 낡아지면서 느껴질 세월의 무게를, 책 표지의 디자인이

어떻게 표현해 낼 지도 궁금했다.

한글판은 원서가 추구하는 대로 그 느낌을 살릴지, 아니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

먼 미래에나 가능하겠지만, 그 또한 지금부터 기대된다.


표지를 감싼 원단의 경우, 미국에 있는 원단은 아마도 미리 열가공이 되어있을 것이고,

인쇄하는 데 방해가 되는 표면의 가공처리는 안되었을 것 같다.

국내에서 그런 원단을 찾기란 어려웠을 터.

엄청난 수량이라면 모를까, 아마 비슷한 색, 느낌, 인쇄 후 품질 등을 고려한

적합한 원단을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 였을 것이다.

그 엄청난 과정을 해내신 박흥기 출판제작자님.


책 한 권 한 권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도서 리뷰가 아니라 책 디자인 리뷰라니, 책도 외모지상주의인게냐~~~)

 





Posted by vivaZzeany
|

막연하게, 책을 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 책은 아니다. ^^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무지하게 즐긴 아이들을 보면서,

언젠가 이 녀석들 책을 출판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에게 그림이나 글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그릴 종이와 그릴 연필 등을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심심하면 그렸는데, 그런 그림과 짧은 글을이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상업적으로 "잘 팔릴 것"을 기대한다기 보다는, 

개인 출판(?)이라도 하고 싶다 정도였다.


그러던 참에 잘 가는 김민식PD님의 블로그에서 소개글을 읽고 구입했다.

언젠가 아이들의 책을 낼 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책을 읽으면서 신기하다! 대단하다! 숨이 차다! 지친다... 다시 눈이 반짝반짝!!

이런 여러 감정들을 느끼며 읽어내려갔다.


아, 우선 이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좀 이상했다.

왜냐하면 내부의 글씨가 써진 곳과 책 둘레의 빈 곳, 

즉 여백의 비율이 영 이상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책에 비해 좀 작은 책이었는데, 안의 글씨가 인쇄된 곳은 작지 않았다.

즉 여백이 매우 좁은  그래서 책이 좀 답답해 보이기도 하는.

그런데, 무심코 생각했던," 종이가 덜 들어서 아깝진 않네 " 라는 게

책을 읽으면서 이해 되었다. 아마 일부러 이렇게 만들었을 거야!


이 책에는 문학, 인문 편집자 각 1명, 작가, 북디자이너,번역가, 마케터, 제작팀장,

MD,서점원,1인출판사 대표 총 10명의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다.

인터뷰 형식의 책은 익숙치 않아서 몇 명의 내용을 읽은 후에야 자연스럽게 읽혔다.

은유 작가의 글은 처음인데, 읽는 내내 편안했다.

몇 군데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서 오타인가?? 하면서 읽기는 했지만.

(오타는 아니었다.)


유난히 이 책을 보면서 메모한 문구들이 많았다. 

나름 어린 시절 책을 좋아했었다고 생각했는데, 와.... 여기 나온 분들은 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달랐다. 또 책은 만드는 과정에서 힘들지만 해냈다는 기쁨과

만족도가 아름답게 여겨졌다. 

다만, 오래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의문. 책을 예전보다 많이 읽지 않고,

연간 출판되는 책은 4만권이나 되는 현실에서, 

이 분들이 자기의 영역에서 오래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지친 대목은, 마케터와 출판제작자님..

잠깐 제품 포장 관련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그 때 제품 시안의 모니터 색과

디자이너가 의도한 색, 그리고 정작 인쇄된 색이 달라 고생했었다.

인쇄 감리가 꼭 필요하다는 것도 그 때 알았는데, 

인쇄 감리를 디자이너가 할 상황이 아니어서 정말 애먹었던 추억(??)이 떠올라,

제작팀장님 인터뷰를 읽을 때 힘이 들었다.

그리고 "여우와 별"이라는 책의 원서와 한글본을 모두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책을 보면 아마 박흥기 출판제작자님이 생각날 것이다. 


(링크 : 책 디자인 리뷰] 여우와 별 VS THE FOX AND THE STAR : 겉모습 살펴보기 )




마케터...

마케팅을 고민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자꾸 오버랩 되면서 마음이 무거워졌다.

또 책 머리에 책을 상품으로 봐야 한다는 글이 이해가 되었다.

나 역시 책은 뭔가 신성한 것이라 상품, 돈, 판매량, 장사 등 이런 단어와 연결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장사" 아닌 일이 어디 있던가,

돈이 오가는 모든 일은, 따지고 보면 모두 "장사"인것을.


책에서 메모한 수 많은 문구들 중,

마지막 인터뷰이 1인출판사 코난북스 이정규 대표의 말을 옮긴다.


331쪽

"당신 책으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당신이 시그니처다."

"당신의 책이 코난북스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책이 될 것이다."

"코난북스에서 드디어 탈피하는 책이 나왔습니다."




**책장을 덮으며

외국에서는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많이 할수록 그 사람의 가치를 높게 본다고 한다.

실패의 경험이 많으니 잘 할 거라고.

우리나라는 반대다.

사업을 실패한 사람이 다시 사업을 시작하면 정부나 재단의 창업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단다.

실패를 했기 때문에 또 실패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른 생각의 차이인가.

하지만 이 책을 보고 한 번 더 확신을 해 본다.

수 많은 경험이, 그리고 실패의 경험이 자신의 삶을 사는 힘이라고.

남들에게 휘둘리는 게 아닌, 내 스스로 선택해서 내가 개척하는 삶을 사는 힘이라고.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일도록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방바닥 껌딱지, 집순이인 내가 많은 경험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생각하고 마음을 다지게 한 책 <출판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마지막 몇 쪽을 읽어가는데, 설렌다.

소풍 전날 아이처럼 심장이 쿵 하면서 아찔~한 느낌과 함께

심박 수가 살짝 올라가는...

설렌다.

왜 때문에?????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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