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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증후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8.03.30 아토피 아이들 황토집에서 12년째 사는 이유 _2

"아토피 아이들 황토집에서 12년째 사는 이유 1편" 에 이어서


역시, 다시 나빠지고... 엄마가 이번엔 아예 와 있어보라고 하신다. 

다행히 방학기간이어서 한 달 정도 아이들은 친정에 두고, 

나만 아이들 용품, 옷가지 등 때문에 왔다 갔다하며 지냈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둘째 아이는 상태가 조금씩 나아지는 게 보였고,

결국 남편과 상의 끝에 이사를 하기로 했다.

(2년 전세를 겨우 1년 남짓 살아서 복비 다 물어주고..ㅠㅠ)


친정에서 한달있기로한 방학기간부터 

이사결정 후 다시 한 달 넘게 이사 전까지 지내는 당시, 

아버지께서 다니시는 근처 사우나의 물이 좋다고 하시며 

엄마와 함께 새벽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셨다. 

( 아파트 단지 근처 육각수 시설을 설치한 사우나. 

아버지께서 매일 새벽마다 다니시는 곳이다.

지금은 문을 닫았다. 물이 좋긴 정말 좋았다.)


진물 때문에 목욕도 쉽지 않을 때였고, 

학교 근처 우리집은 아토피 때문에 

연수기를 렌탈해서 달아놓은 상태였는데, 

친정집은 그렇지도 않아 살짝 걱정되기도 했었다.

(매일 목욕을 해야 하는데, 수돗물 목욕을 하면 급격히 나빠짐)


당시 둘째 아이는 잘 걸어다녔고,

(아토피로 인해 잠을 잘 못자서 잘 크지도 않아 엄청 작았었다.) 

얼굴은 아토피 때문에 새빨갛게 피부가 한 풀 벗겨져 보였으며 

진물이 줄줄 흐르는 상태였다. 

(물론 전신이 다 그랬지만, 한 여름에도 긴팔, 긴바지를 입어서 

몸상태를 남들은 볼 수 없었다)

 

학교 안 가는 날은 따라갔었는데(아직 이사전)

참 험한 말을 많이 들어야 했다.

진물이 줄줄 흐르는 아이의 몸을 보고 전염병인 것 같은데,

나가라는 둥,

(당연히 탕속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아이가 오히려 감염될 수도 있는 상황)

화상환자냐, 병원 얼른 가라,

아토피는 엄마가 태교를 못해서 그렇다는데 어쩌구 저쩌구.

(이건 엘리베이터에서 들었다. 나를 힐끗거리며 대놓고 뭐라 하니..ㅜㅜ

그것도 작은 소리도 아니고, 나 들으라고 일부터 크게 말해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아~ 잊어야 하는데~~)


그 당시 친정부모님께서 

아이들 갈아입을 옷에 수건, 보습제까지 챙기셔서 

거의 매일 사우나를 다니셨다.

따가와서 우는 그 어린 아이를 달래가며,

우두커니 서서 우는 동생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큰 아이에게 말 한마디 걸며,

그렇게 그렇게 우리 아이들을 보살펴주신 엄마의 모습이

눈 앞에 본 듯 생생하게 그려진다.

새벽마다 두 분이 아이들 하나씩 손 잡고 다니셨을

그 길을 생각하니, 울컥한다.


또 틈나는 대로 단지 내 공원의 소나무아래에서 놀게 하셨다.

소나무에서 피톤치드가 나와 좋을 거라고 하시면서...

(피톤치드는 나중에 흙집을 지을 때 중요한 요소가 된다.)


나는 나대로 학교다니면서 

저녁부터 아침까지는 전적으로 매달렸다.

엄격한 식단관리 했고, 아토피에 좋은 보조제 먹였으며, 

씻고 바르는 것 또한 열심히 했었다. 

밤이고 낮이고(학교를 4일만 나가도록 시간표 짰음) 

바르고 문질러주기.... 

밤에 목욕 후 30분이상 문질러준다.

밤중에는 수시로 깨서 긁으면 보통 1~2시간씩 

두 세번은 문질러줘야 했었다.

(이 때가 정말 힘들었다.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으니..)


하여간, 우여곡절끝에 이사를 했다.

이사 후 생활이 안정이 되니

(두 집 살림 정말 힘들다.)

아이들도 더 편안해지고, 더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참, 아토피 생긴 생후 6개월부터 어린이집 다니기전까지

약 2년 반동안 나는 엄청난 스킬이 생겼다.

아기업은 채 침대에 살포시 업드려 자기...

물론 처음부터 그럴 순 없었다.

가려워 벅벅 긁는 아기를 업고 밤을 보내다보니,

너무 졸린거다.

처음엔 벽에 기댄 채 졸았다.

그 다음엔 소파에 살짝 걸터앉아 졸았다.

그러다 앉은 채 기대어 졸았다.

그리고 마침내, 업은 채  챔대발치에서 무릎을 구부린 후

살살 엎드려 잤다. 

이 때 무릎아래 다리는 침대 밖에 있어야 한다.

아기가 칭얼거리면 바로 일어나야 하니까.


그 후, 둘째 아이 35개월부터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2년 다녔는데, 

다니기 시작한 지 반년 쯤 된 여름엔 온몸의 아토피가 거의 없어졌다.

정말 기적같이 느껴졌었다.

물론 가을-겨울-봄에 이어지는 건조한 시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시기는 1년을 넘지 못했다.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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