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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아이들 키우기/아토피_학업_대안학교,홈스쿨링,일반학교

막둥이를 멀리 보내고 눈물을 펑펑 흘리다

by vivaZzeany 2025. 3. 4.

어제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막둥이는 먼 지역 기숙사로 갔다.

집에서 배웅하려다가, 수서역까지 데려다주기로 해서 남은 가족이 함께 갔다.

차안에서 막둥이와 첫째는 졸고..조용히 수서역에 도착했다.

 

 

막둥이의 짐은 총 세 개. 캐리어 하나, 배낭 하나, 빈 가방 하나.

기차 안에 짐 실어주고, 기차 밖에서 포옹을 하고, 기차 밖에서 앉아있는 녀석을 향해 손 흔들고.

녀석의 사진도 찍고.

 

 

출발 시간까지 10분 남짓 남았지만, 발길을 돌렸다.

지상으로 올라와 차를 탈 때까지도 나는 덤덤했다.

바람이 불어서 체감온도가 매우 낮은 공휴일의 이른 아침이었다. 추웠다.

 

 

차가 출발하고, 하늘이 참 파랗다 싶었는데...

불쑥 눈물이 난다.

그냥 눈물이 흐른다.

 

 

막둥이......

첫째와 둘째는 어린 시절 학교에서 떠나는 2박 3일,  3박 4일,

혹은 그 이상 집을 떠난 적이 몇 차례 되었다. 이를 테면 떨어지는 연습을 해왔다.

 

 

막둥이는,

친구 집에서 가끔 1박한 것이 대여섯 번 되려나?

매일 보는 게 당연했다.

 

 

이렇게 장기간 떨어지는 것은 수시 원서를 쓰면서 그럴 수도 있지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당연히,

덤덤하리라 생각했다.

 

 

둘째는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떨어져 있었고,

첫째는 열 세살에 단기 캠프, 열 일곱 살에 중단기 캠프를 다녀왔다.

아!

첫째는 초등학교 입학 때, 둘째와 막둥이의 아토피 때문에 한 달 떨어져 있기도 했구나.

 

 

여하튼, 떨어져 지내는 연습이 했다.

하지만 막내는...어쩌다보니(?) 그렇게 떨어져있는 연습을 한 적이 없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막둥이 얼굴만 떠올려도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흐른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는데.... 막둥이 생각이 나서 눈물이 수도꼭지처럼 흐르고,

따로 보낼 짐을 챙기러 2층 막둥이 방을 올라가서...깔끔하게 치워진 모습에 또 눈물이 펑펑...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막둥이는, 소리없이 섬세하게 나를 챙기던 아이였다.

엄마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잘 아는 아이.

가슴 한 켠에서 엄마 걱정을 가지고 있던 아이. (엄마가 아플까봐 늘 걱정했다는 것을 몰랐었다.)

 

 

이제, 자유롭게 너 자신을 펼쳐보렴!

언제나 돌아올 집이 있고,

엄마가 늘 네 뒤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렴!

 

 

 

눈물은 이제 그만!

막둥이의 첫 독립(!?)를 축하한다!

 

 

 

더 단단한 엄마가 되어가는 기회를 얻은 것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