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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아이들 키우기/아토피 아이 키우는 이야기

찬바람 맞으면 감기 걸리는 아이

by vivaZzeany 2024. 10. 3.

돌 지나서였던가? 아장아장 걷는 첫째를 데리고 아파트 사이 길을 걸었다. 필로티 구조 아래를 지나갈 때, 바람이 휙~

초저녁이었는데, 그날 밤 아기는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감기였다.

 

 

스물 다섯 첫째가, 친구들 집에 놀러갔다가 며칠 만에 왔다.

병원약 한움큼을 지어왔단다. 이제 쉬어야겠다고 한 뒤로 서너시간도 지나지 않아, 열이 38도를 넘는다.

밤이 되자, 40도 가까이 올랐다.

 

 

조근조근 물어보았다. 추웠니?  응.

찬 바람 맞을거야? 응.

아기 때랑 똑같다.

 

 

콘서트간다고 운동을 열심히 했는데, 찬 바람 한번에 무너지는구나.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했다. 코로나도 독감도 아니란다. 열감기.

스물 다섯이 되어도, 40도의 고열로 고생하는 내 첫째아이. 

 

 

언제까지 돌봐야 하는것인가? 의문이 들기도하고, 내가 혹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운 건가 돌아본다.

독립하도록 해야 했나...

 

 

며칠 전 본 드라마 짤 내용이 생각난다. 서른 전후의 딸을 독립시키기 위해 전남편에게 보증금을 빌리는 엄마가 나온다.

엄마가 고생하며 남매를 키운 것을 보고 자란 딸이, 가장의 짐을 짊어지고 버거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안 엄마.

딸에게 의지하고 있던 것을 발견했고,  딸에게 말도 하지 않고, 짐을 싸서 내보낸다. 그리고 빈 방에서 울었다.

 

 

나도, 저 드라마 속 엄마처럼 아이들을 잡고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독립할 힘을 키우지 않고 있었던 것일까?

 

 

아이는 아파서 며칠 째 고열과 기침으로 고생하는데, 바쁜 와중에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언제까지나 너를 지켜줄 수 없는데... 

막상 독립하면 잘 살 녀석을 내가 나약하게만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야.

아프지 말거라.

첫째도

둘째도

막둥이도

아프지 말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