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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셋째가 중학교를 갔다.

초등학교는 스쿨버스를 탔고,

어리기도 해서 편의점에 매일 가지는 않았던 듯하다.

 

중학교에 입학하자 달라진다.

편의점을 매일 간 듯하다.

아침에 일찍 학교 가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 간식, 음료 등을 사서,

(시골이라 마을버스가 자주 안 다님. 학교 앞에 내리는 시간이 8시. 등교시간은 8:50)

교실에 가서 아침에 일찍 온 아이들과 삼삼오오 모여

아침(??)을 같이 먹었다고 한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작년 말.. 겨울이 되면서 팔에, 목에 보이는 좁쌀 아토피들이 점점 뭉쳐서

500원짜리 동전 크기 이상으로 번졌다.

온몸이 반점으로 덮인 듯한... 전형적인 전신 아토피다.

 

겨우 내 전신에 퍼질 대로 퍼진 지난 2월,
셋째와 대화를 했다.

 

1. 음식 조절 하기
2. 보조제를 꾸준히 먹기

3. 몸에 자주 크림 등을 바르기

 

지난달에 셋째의 방에 갔을 때,

방에 수북한 각질을 쓸어 담은 통을 보았다.

다시는 볼 수 없는 광경일 줄 알았는데...

 

돌 무렵부터 몇 년간 중증 전신 아토피였던 둘째와 셋째.

하루에도 몇 번씩 내복 속의 각질들을 털어냈었다.
(가장 심했을 때는 이것도 안됨. 진물과 내복이 붙어있음.)

수북하게 쌓인 각직들을 보면서,

이게 다 황금이면 좋겠다~라고 했던 아토피 카페의 엄마들이 생각했었다.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유머~

 

각질 통을 보면서, 나도 그랬다!
이게 모두 금이면 좋겠다~ 우리 부자 되는데, 그치? 

셋째가 ㅋㅋ 거린다.

 

4월이 되면서 가족 규칙을 하나 더 만들었다.

 

4. 셋째가 못 먹는 것은 가족 모두 먹지 않는다.

 

사춘기, 중2병, 친구들 못 만나는 스트레스...

그리고 전신으로 퍼진 아토피.

 

그럼에도 불구하고,

덜 짜증내고,

덜 화내고,

조금 웃고,

그래도 엄마의 말을 들어주는 셋째가 기특하고 고맙다.

 

이번 일을 통해,

식단관리를 스스로 해서 아토피 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둘째의 경우 기숙사 생활을 하고,

세 끼 급식을 먹어도 조금 나타났다 사라지는 정도로 관리를 하고 있다.

습관화가 되었다.

(중학교를 홈 스쿨링 해서 편의점에 갈 일이 없었다......는 게 크다.)

 

셋째는 지금,식단관리를 하면서 한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유제품에 대한 반응이다.

일주일동안 매일 슬라이스 치즈 1장 먹는 것을 해 보는 중이다.

기록도 해보고라고 했고,

역시~ 중2는 하지 않는다.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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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6개월부터 시작된 전신 중증아토피를 앓던 둘째와 셋째.
둘째는 열 여덟이 되었고, 셋째는 열 네살이다.

 

둘째는 올 1월과 5월에 내가 듣던 교육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작년 고1때와 지금 고2의 생활이 완전 다르다고 했다.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삶이 달라졌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이런 말을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나 그 동안은 엄마가 걱정할까봐 말 못했는데...

    엄마가 내가 안 좋은 거 먹고 아토피 심해지면 물어보잖아.

    뭐 먹었니? 하고. 

    근데 그 말 들으면 너무 화나고,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됐다고 여겨져서

    힘들었어."

슬픈 표정도 심각한 표정도 아닌, 웃는 얼굴로 이렇게 내게 말했다!

 

   " 그랬어? 엄마는 몰랐네~. 말해줘서 고마워~" 

나도 웃으며 대답했다!

 

교육의 힘이란 참 대단하다.

작년에 만약 이 말을 내게 했다면( 교육 전이라 안 했겠지만)
나는 엄청나게 자책했을 것이다.

 

내가 아이를 망쳤구나. 십칠년이 넘도록 아이에게 상처를 주었구나.

나는 한다고 했는데... 

 

그 다음엔 이런 생각을 했겠지.

 

내가 미쳤지. 십년이상 밤에 2시간 이상 못자면서 돌보느라 내 몸이 이렇게 망가졌는데,

걱정되서 물어본건데, 화가 나? 자식 키워봐야 소용없어.

나는 이렇게 망가졌는데....

 

(실제 아파서 40대 이후 4~5년을 거의 종일 누워지냈다. 몸도, 마음도...)

 

하지만 지금은 교육받고 훈련중이다!

나는 전환되었다!

그래서 저 말이 내게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고,

그 말을 해 준 둘째가 고마웠다.

그 후 셋째(는 어려서 교육을 안 받았다.)와 이런 대화를 했다.

 

"엄마가 너한테 뭐 먹었니? 하고 물어보면 너 바로 화내고 가버리잖아.

항상 갑자기 삐져서 엄마가 당황했었는데,

엄마가 그렇게 물어보면, 너한테 잘못했다고 하는 것 같아서 화가 난 거였니?"

 

"응. 너무 짜증나!! 엄마 표정도 그래!!"

 

"그랬구나~ 미안해~ 앞으로 엄마가 안 물어볼께! 네가 먹고 기분 좋으면 됐어!!

다만, 한계치가 있다는.."

 

"엄마! 쉿!!"

 

"아~ 그래~ 쉿~!! "

 

이런 대화가 가능해졌다!!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맞췄던 그 때의 나를 희생, 헌신으로 표현하고 싶지 않다.

그냥 아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싶었고, 그게 내게 전부였다.

그러나, 나의 걱정은 아이들에게 잘못되었다!! 라는 영향을 주었고,

아이들은 자신을 부족한 사람, 못하는 사람으로 여기며 살았을 것이다.

 

그것을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다!!

아이들이 이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부정적인 생각만하고 살던 내가,

긍정의 마인드컨트롤이 안되었던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긍정의 말이 툭~ 튀어나와서 깜짝깜짝 놀란다!!

이거 나 맞아? ^^

 

사랑스런 내 첫째, 둘째, 셋째!!

보고 싶다~~~~~~~~~~~
(명절이니 다 보겠지만!! ^^)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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