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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의 소동 이야기다.

갑자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게 갈 기회가 생겼다.

혼자 가려다가, 과감하게 아이들을 데리가 나가기로 결정했다.

세 아이 중 첫째, 둘째는 괜찮은 것 같은데, 막내가 아직 아토피가 경증(보다는 조금 더 많은..)이라서,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아래의 이야기는 지난 2월 28일의 여권 사진 찍던 작은 소동을

다음 날 기록한 것이다.

셀프 여권 사진 찍고, 셀프 보정 후 온라인 인화에 맡겨서 (완전 저렴하게) 사진을 뽑은 후 여권 신청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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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잤다. 어제 여권용 사진찍고, 배경없애려고 노력하느라 늦게 잤기 때문이다.

사진..

여권용 사진. 각종 증명용 사진이 필요했기에,

내 여권사진과, 큰 아이, 둘째 아이 사진도 찍었다.

주민등록증과 학생증용이 필요했기에.


사진을 찍기 위한 밑작업만 몇 시간.삼각대를 못 찾..

항상 어지럽고 발 디딜 틈 없는 집을 정리한다고,

지난 초겨울 열심히 정리함과 선반을 사서,

청소를 열심히 한 게 화근이었다.

물론 지금은 여전히 어지럽고 발 디딜 틈 없다.

새로운 쓰레기들(?? 물론 진짜 쓰레기는 아니다.

라고 하면 좋겠지만, 진짜 쓰레기다. 각종 택배박스들, 뽁뽁이들, 비닐들.. 이ㅜㅜ 왜 얘네들은 안 나가는지..)

그 자리를 메꾸었기 때문이다.


하여간, 

그래서 늘 피아노앞에 누워있던 삼각대를 어디론가 치워버리는 바람에,

그걸 찾느라 야단법석. (2시간 남짓을....)

늘 한 곳에 머므르는 것을 치워버리면, 영 찾을 수가 없다. 

이동경로를 적어두어야 하나. (아놔~~~~)


그러다, 우리의 구원투수가 있었으니,

조용히 이 소동을 쭉- 지켜보던 막내.

세 명이 찾다 지쳐, 서로 소리지르며 화를 내자(실은 내가 가장 화를 많이 냈다.)

작은 목소리로, 엄마 찾은 것 같아...

???

우리가 열심히 찾은 그 곳을 한 번 더 헤집어 보는 아이.

물건을 못 찾을 때면 어디선가 나타나 찾아주는 아이.

바로 우리 막둥이!!


그리고나서 첫째와 둘째가 낄낄 거린다.

엄마 화 풀렸어~~ㅋㅋㅋ

단순하다. 바로 화 풀고 사진찍기 돌입.


하지만, 그 후로도, 세 명이 사진 찍는데만 세 시간...

옷 갈아있고, 머리 손질하고, 나름 화장이라고 입술만 살짝 바르고.

테스트로 찍는데. 조명이상해서 다시 설치, 달력뒤를 이용한 반사판..

난리법석을 떨다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찍기로 했다.

서로 찍고 확인하니 시간만 걸리고 나는 지쳐갔기에.

(지친다-짜증-막말-대폭발-더 막말- 더 대폭발-.... :갱년기 중년 여성의 지칠 때 루틴)


찍은사진 확인 하던 아이들..슬퍼한다.

엄마가 너무 늙었어. 그냥 보면 안 그런데...

!

20년된 최고급(??) 디지털카메라는 

내 팔자주름과 울퉁불퉁한 얼굴살, 처진 턱살들의 실체를 정확하게 보여주었다.

뭐 보정으로 어케 되겠지~~

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사진을 계속 찍었다.


대충 나는 끝내놓고, 둘째 아이 사진을 찍는다.

머리손질해주고, 입술에 조금 발라주고...

찍으며 매무새 다듬으랴 정신이 없다.

(슬그머니 사라진 첫째. 내 이것을!!!!! 이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다.)


첫째 아이 사진을 찍는다.

머리 모양이 영....많이 찍었는데..

눈썹도 걸린다.

27년된 최고급화장품..............은 거의 없는 통을 꺼내,

눈썹정리하고, 살짝 더 그려주고, 입술도 발라주고..

(평생 화장을 전혀 하지 않는데도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어서 신기)

다시 사찍을 찍...


끝난 줄 알았다.

혹시나 해서 찾아본 주민등록사진 규정.

이런!

여권이랑 비슷하단다.

눈썹과 양쪽 귀가 꼭 나와야.

오히려 여권은 눈썹 살짝 가려도 되고, 양쪽 귀가 가려져도 된다는데,

더 까다롭게 변경된 규정이라니.


다시 찍었다..ㅜㅜ

귀가 나오게 하니, 인물이 죽어서 머리를 위로 한껏 잡아올려 하나로 묶었다.

훨씬 낫다. 

첫째 아이는 이마가 예뻐서 이런 머리가 잘 어울린다

만, 앞머리숱이 조금 부족하다는 게 그 아이의 핸디캡이다.


결국 사진을 다 찍고나니 밤 11시가 넘었고,

대충 정리(하면 안되는데. 또 못 찾...)하고 사진 확인까지 하니 늦게 잘 수 밖에.

정말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사진관에 가서 찍는 것 이상 시간이 걸렸다.

(사진관 멀다. 비싸다. 보정도 안 해준다. 이 지역은...)


더 힘들었던 이유는,

사진 찍겠다고 어제 아침, 셀프 헤어커트를 했기 때문이다.

미용실에 가지 않고 혼자 머리 자른지 어언 3년.

파마도 셀프다.

(이 얘기도 한번 써야겠구나!)

긴머리야 그렇다 치지만, 나같은 숏헤어(단발쇼트라고 하나?? )를 혼자 자른다는 건,

거의 처참하다 할 수 있겠다.

뒷머리 아래 1/3은 쥐가 파먹............

그래도 난 꿋꿋하게, 혼자 자르고 혼자 파마한다.

뒷머리 난 안 보이거든~

보는 사람들이 이상하겠지~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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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00년, 

첫 아이가 태어난 이후 여러 육아정보를 습득하던 중 아토피에 대한 글을 간간히 보았다.

(이 당시가 처음으로 아토피라는 것을 알게 된 때)


잘 알려지지 않은 때였고, 정보도 거의 없었다.

첫째 아이는 태열이 있다가, 사라졌기에, 설마 하며 걱정했던 마음을 다 잊었었다.


2년 후 둘째 아이가 태어났고, 태열인 줄 알았던 좁쌀같은 오돌도돌한 것들이 없어지지 않았다.

생후 4개월 쯤 조금씩 보이다가 6개월이 되었을 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었다.


첫째 아이 때와는 전혀 다르게, 점차 사라지기는 커녕 진물까지 났다.

그 작은 좁쌀같은 것들이 점점 발개지면서, 점점 많아지면서,

진물이 조금씩 나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정보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여전히 아토피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

검색하다 알게 된 한 싸이트에 가입하여 

수 많은 글을 읽고 또 읽었다.


지금은 아토피에 대해 많이 알려져있고, 

방송에서도 연예인이 나 아토피야~ 하는 말까지 하는 시대지만,

그 때는 아토피가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았고, 

그저 흔치 않은 심한 피부병(!) 처럼 여겨지는 때였다.


다시 돌아가서, 

그 당시 싸이트의 글을 읽으면서 아토피인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고,

아기의 상태는 점점 나빠졌다.

한쪽 볼에서 시작한 아토피는, 양볼로, 팔, 다리, 배, 등...

전신으로 퍼져가고 있었다.


미친 듯이 정보를 찾았다. 

이 후 해 본 것들만 해도 참...

병원도 1년 넘게 다니며, 약 역시 1년 넘게 먹고, 바르고...

수수팥떡이라는 당시 유명한 모임에도 갔다.

     (이 때, 둘째와 동갑인 아토피 아기 엄마를 만났다. 나와도 동갑이라 친구했는데...친구야 잘 지내니..)

주변에서는 아토피에 좋다는 제품들을 권유했고, 

당시 남편 월급의 반이 넘는 고가의 제품을 부모님께서 사 주시기도 했다. 뭐라도 해 보라면서..


아기는 가려워서 날마다 울고, 긁고...

아토피가 있는 부위(없는 부위를 다 합쳐봐야 내 손바닥만한 면적이 나올까...)에서 나는 진물로

옷을 입고 벗기는 것 조차 힘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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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도 막내 아이가 진행형이다보니,

글을 쓰는 게 쉽지가 않다...

지난 자료를 더 찾아보고. 조금씩 정리를 해 나가야 겠다.

아토피 알게 된 지 17년... 참 징-허다.


아토피는, 발 맞추어가면서 조금씩 거리를 두면서 점점 멀어지게 해야 하는 것.

미워하지도 말고, 슬퍼하지도 말고, 감정의 동요도 하지 말고...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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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래 전이다.

2002년. 아토피를 처음 만났다. 생후 6개월의 둘째 아이를 통해서.

당시엔 아토피가 흔하지 않았지만, 이슈로 떠오를 때였다.


태열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아지지 않았다.


이상하다 이상하다 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아기는 전신 중증 아토피안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 그 후로 참 많은 일들을 겪었다.


보통 사람들이 아이가 아토피에요...하면서 울 듯한 얼굴로 얘기할 때

아이의 상태를 보면, 경증이다.

그저 무릎뒤거나, 손목이거나, 손등이거나...

조금 더 심한 경우 목에 있거나...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얼굴을 비롯한,

온몸에서 진물이 흘렀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 아이 둘은 전신이었다. 그것도 중증...

아토피가 심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짐작조차 못한다.

그 상태를 아예 상상할 수 없겠지.

방송이나, 혹는 이런 인터넷 등을 통해 본 경우 아니라면,

상상이 안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그 부모들(의 마음은 찢어지겠지만)의 표현이,

때론 조-금 불편할 때도 있다.(동시에 떠오르는 아이들 생각도 한 몫 하리라)

이젠 그러려니 넘겨버리지만..

그리고 아직 내 아이들은 그 길위에 있지만,

험한 가시밭 길은 지나왔기에,

다행이다...

스스로에게, 또 아이들에게 마음의 토닥임을 한다.


잘 했어. 잘 지나왔어. 고생했어.

지금도 좋은 상태 아니지만, 나아질 거라 믿어.




지난 오랜 세월의 아토피 이야기를...

조금씩 써 볼까 한다.

아이들에게 얼마나 너희가 잘 해 왔는지의 기록을 남겨주고 싶다.

Posted by vivaZze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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