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코믹한 요소가 있어서 웃으며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좋다.
최근에 본 드라마들 중 하나가 조립식 가족이다.
중국드라마가 원작이라고 해서 볼까말까 했는데, 알고리즘이 보라고 해서 보게되었다.
스토리는 탄탄한 편이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상대를 배려하기 위해 침묵해서 오히려 관계(혹은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이 나온다.
갈등 상황이 있어야 드라마가 되니, 당연히 필요한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 삶도 별다르지 않다.
말을 하면, 진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될텐데, 회피하거나 침묵해서 관계를 망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단 말인가!
일반적으로 드라마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마지막 화에 갑자기 화해하는 장면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조립식 가족에서도 갈등하는 인물들이 꽤 나오는데, 그 중에서도 김산하와 엄마에 대한 리뷰이다.
엄마의 무리한 요구와 비난(학대!!)을 들으면서 10년을 함께 산 김산하.
아빠와 조립식 가족들이 있는 지역으로 다시 내려왔다가, 엄마를 설득하기 위해 엄마를 만나는 장면이다.
인상적인 대사다.
"엄마. 저 엄마 원망 안해요.
그냥 엄마가 슬픈 게 싫었어요.
엄마가 아픈 게 싫었어요. 그래서 한번도 솔직하게 말 못했어요."
"그걸 왜 이제 말해? "
(중략)
"나도 소정이가 나 때문에 죽은 거 같아서 괴롭다고.. (중략) 엄마. 우리 행복해도 돼요. 행복해도 돼요."
짧은 대사지만, 김산하의 엄마와의 갈등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신이 가져가는 장면이 아름답다.
네 탓이라고 하면서, 김산하에게 죄책감을 떠넘기는 엄마와는 대조적이다.
그리고 엄마가 왜 그랬는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엄마가 말하지 않은 것을 듣고 말하는 김산하가 대단하다.
엄마가 죄책감으로 괴로워했다는 사실을 이해한 것이다.
너무 괴로와서 아들탓하고 남편탓을 했지만, 사실 그 화살을 엄마가 다 맞고 있었다는 것,
엄마가 쏜 화살을 엄마 자신이 맞고 있었다는 것을 김산하는 보았다.
우리는,
가장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가족(연인,친구)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데 인색하다.
그리고 알아주길 바라고, 알아주지 않으면, 화를 낸다.
관계는 그렇게 멀어지고, 깨어진다.
네 탓, 내 탓, 상황을 탓하기 전에, 상대방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작업을 해보자.
그 사람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자체를 인정하고, 받아들여보자.
김산하가 그런 것처럼.
드라마 속 인물이지만, 참 대단한 사람이다, 김산하는.
온전히 한 사람(엄마)을 이해하는, 그것도 자신을 학대한 엄마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오늘 나는, 누구를 온전하게 받아들였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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