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차엉엉1 사랑하는 란돌이에게 너를 만난지 20년이 넘었구나. 우리 나이로 벌써 스물 하나. 나하고만 지낸지는 10년 4개월. 이제 너는 가고 싶은 곳도 자유롭게 갈 수 없다고 한다. 너를 감시하는 눈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겨우 집 근처만 맴도는 삶을 살으라고 한다. 거친 길도 신나게 달렸던 너. 칠흙같이 어두운 길도 너와 함께라면 무섭지 않았다. 걸어가기 힘들 것 같은 산길도 너는 내 달렸다. 물길도 너는 내 달렸다. 모래길도 미끄러지며, 빠지며, 다시 힘을 내어 나오던 너.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너의 힘으로 구조도 했다. 그러던 너와 이별을 하란다. 더 이상 이 곳에서 지낼 수 없다고 보내주라고 한다. 힘에 부쳐 힘차게 나아가지 않아도, 여기저기 삐걱 덜그덕 거려도, 방향을 트는 것 조차 힘겨워하고, 유리창 하나 닦지 .. 2019. 10.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