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은 일에 화내지 않기
어제의 에피소드 하나.
아저씨 차의 유리에 무엇으로 세게 찍힌 자국이 있었다.
반경 2cm 가량 깨지고, 금이 여러 개 갔고, 유리가루도 많았다.
공영주차장의 대형버스자리에 모르고 세워서,
차 빼라는 연락받고 헐레벌떡 빼 오는 길이라는데,
주차장까지 거리가 멀어서 무려 30분이상 지나서 도착했단다.
대형버스 운전사는 아저씨 차 때문에 못가고 기다리고 있었고,
몹시 화가 나 있더란다.
유리깨진 것은 내가 발견해서 말을 했더니,
늦게 갔다고 (아마도 그 운전사가, 아니면 주차요원이) 그랬다고 난리난리!
급하게 상가에 주차해서는, 블랙박스 메모리 꺼내고..
블랙박스에 영상은 수백개가 있었고,
순서대로 되어있지도 않았다.
열이 받은 아저씨는 아직 확인도 안되었는데,
차 빼라고 전화한 사람에게 전화걸어서,
녹음까지 하며, 너무하다고 했다.
그 분은 손도 안 댔다고, 억울해 하셨고,
아저씨는 (전화하는 분) 안 그러셨다는 건 알겠는데,
저 사람은 누구냐 는식으로 마치 본 것처럼 얘기하고, cctv 보러 간다는 둥...
그 와중에 내게 공감 안한다고 섭섭해 한다.
2시간 후,
영상을 다 돌려본 결과는 과연?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공영주차장 가기 전에 이미 깨진 것.
어제 새벽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아마 고속도로에서 그런 모양이다.
(돌은 아니라고 했다.)
타인이 아닌,(물론 자기 잘못도 아니지만), 고속도로 운전하다가 생긴 일이라니
화가 안 난다고 한다. 억울해하긴 했지만. ( 대형교통사고로 차를 2달동안 수리. 그게 4개월전)
나는 어땠을까?
공감은 안되었고, 그냥 조용히 찌그러져 있었다.
2시간을 꼼짝않고 차 안에 앉아 있느라, 다리가 안 펴져서 고생.
나중에 아저씨가 그런다. 화 안내줘서 고맙다고.
밤에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왜 화를 안 냈지 나는?
아하!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까 화를 안 냈구나.
일어나지 않은 일 = 누군가 일부러 했다는 증거를 아직 모르는 상태
아저씨도 왜 깨진 것인지 확인하기 전까지
화를 안 냈었다면 좋았은텐데.
화는 증거를 본 후에 내도 되는 것.
그럼 2시간동안 화를 내지 않았을 것이다. 인생에서 화 내는 시간 2시간이 줄어들었겠지.
일어나지 않은 일에 감정을 낭비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