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의 쪽지를 아십니까
중학교 때 처음 알게 된 것으로 기억한다.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다)
십대들의 쪽지라는, 아주 작은 소책자를 봤었다.
친구가 준 것 같기도 하고...
십대들의 쪽지.
당시 청소년의 고민을 누구도 들어주지 않던 그 시절, 십대들의 쪽지는 신비함을 경험하게 했다.
누군가 청소년을 응원하고 있다!
아무도 우리 말을 들어주지 않는데, 누군가, 그것도 어른이 우리 말을 들어준다!
거기에는 청소년들의 고민, 이야깃거리 등이 실려있었고,
편집자 김형모 아저씨 (이름이 가물가물해서 검색해서 찾았다!)의 다정한 글이 있었다.
십대들의 쪽지 를 검색했을 때, 김형모 아저씨 이름을 보니, 울컥한다.
그래, 기억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구나!
고등학교 때도 잘 봤었는데, 대학교 가면서 내 기억에서 사라졌다.
마치 망각이라는 사탕을 먹은 어른 흉내 내는 어린아이같이 잊고 살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문득 떠올랐다가 사라지곤 했다.
찾아보니, 1984년 첫 발행이었구나. 나는 85~86년 쯤 알게 된 듯 한다.
그 책을 친구한테 빌려서 집에서 볼 때, 마치 금서를 보듯, 밤에 조용히 숨죽이며 보던 기억이 난다.
이상한 내용 하나 없었는데, 왜 나는 몰래 봐야한다고 생각했을까?
좁은 시야로 살던 내게, 어쩌면 그 소책자는 일탈처럼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청소년이 이런 고민을 해도 되는건가?
연애를 한다고?
으아............................!!
숨어서 보던 내가 떠올라, 웃음이 난다.
참 답답한 친구였구나, 나는!
지금 이만큼 성장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십대들의 쪽지같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다.